철도노조가 철도의 민영화에 반대하며 장기파업에 돌입한 이 때, 관악구청(유종필 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소업무를 민영화하겠다고 나서 논란이다.

관악구의회는 현재 지난 20일까지 예정됐던 2014년 예산심사를 중단한 상태이다. 문제의 발단은 집행부가 청소행정을 단계적으로 민간에 위탁하는 예산 9억 2,500만원을 올리면서부터다.

구 “민간위탁 예산절감” 의회 “안양 오히려 위탁회수로 40억 절감”

지난 19일 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는 예산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청소민간위탁 예산 9억 2,500만원을 포함해서 30억원을 삭감하고 25억원의 사업비와 예비비 5억원으로 수정했다.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집행부는 거부의사를 밝혔고, 이어지는 집행부와 의회간의 협의에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쟁점은 세 가지이다. 하나는 민간위탁이 효율적이라는 집행부의 입장이 올바르냐와 집행부의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신뢰, 마지막으로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관악구청은 민간위탁이 효율적이라는 확고한 입장이다. 관악구청 남궁재광 청소행정과장은 “(민간위탁을 통해) 청소행정의 일원화와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구의회 측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이동영 의원(정의당)은 “주민들 불편의 원인이 지금의 체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직영 환경미화원을 감축해서 인건비를 절감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겠다고 하는데 가까운 안양의 예를 보면 민간위탁했던 것들을 안양의 공단으로 회수했을 때 40억원이 절감됐다”라고 말한다.

구 지난 6년간 기금 적립금 無 “구 신뢰할 수 없어”

남궁재광 청소행정과장은 “장기적인 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기금을 조성해서 장기적으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며, “민간위탁으로 절감되는 인건비로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에 대해 집행부에서 이야기하는 장기적인 계획도 신뢰할 수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임춘수 의원(새누리당)은 “선별장 폐기물 기금조례를 5대 의회에서 내가 의원발의를 해서 만들었는데 6년이 지나도록 10원도 적립을 안 했다”며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어 “이번 예산에서도 한푼의 기금도 조성하는 의지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설득력이 없는 말을 한다”라며, “전반적으로 집행부에서 의회에 신뢰를 줄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신뢰가 담보가 되지 않아서 반대를 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한다.

4년간 아무 말 없다가 왜 지금?

2014년 지방선거용 예산

마지막으로 시점에 의혹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남궁 과장은 “4년동안 지속적으로 의회에 예산을 올렸으나 삭감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민간위탁에 대한 액션을 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원들은 작년의 예산에 편성하려는 시도와 올해가 전부라고 반박한다. 그러면서 결국 이렇게 임기말에 무리한 예산편성을 하는 이유는 선거용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동영 의원은 “임기 말에는 정책전환을 통상적으로 하지 않는다”라며,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에 있어서 대부분의 의원과 주변의 시선은 납득이 어렵다는 반응이다”라고 전했다.

나경채 의원(노동당)은 선거용 예산이라고 단언한다. 나의원은 “선거에서 자신이 당선돼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라면서, “선거용이 아니려면 최소한 늦어도 올해부터라도 기금을 적립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비판한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올해 왔을 때 쓰레기폐기물처리장을 만들겠다고 예산을 요청했는데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관악구에서 부지매입비용을 내면 시설투자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라며, “이 말은 유종필 구청장이 임기 초반부터 기금을 조성했다면 서울시에서 일정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미인데 그동안 방안을 제출하거나 추진한 적도 없으면서 이제야 민간위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의지가 있다면 의회에 기금 적립 수정안을 제출하면 되는데, 의회에서 하라고 해도 안 해놓고 민간위탁을 해야 기금적립이 할 수 있다는 말은 민간위탁을 하겠다는 말이지 기금적립을 하겠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시민단체들 항의하겠다

이 사태에 대해 시민단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우근 관악주민연대 공동대표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도 민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있는 마당에 왜 이제 민간위탁을 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다”라며, “공공성의 훼손을 감수하고 비용절감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위탁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30일 임시회에서 항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