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 인터뷰1_슈어소프트테크 대표 배현섭
② 인터뷰2_한국시스템감사통제협회 부회장 김희영
③ 한국 테스트산업의 미래, 그리고 과제 |
① 인터뷰1_테스팅 개발, 검증 전문기업 슈어소프트테크 대표 배현섭
(슈어소프트테크는 테스팅분야 전문기업으로 해당분야에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션-크리티컬한 분야(에너지,국방,철도, 금융 등)에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안병천PD(이하 안) : 삼성증권사태를 보고서 누군가가 그랬다. 테스트산업의 신호탄이 되는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라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배현섭 대표(이하 배) : 듣고보니 그렇게 보는 게 맞을 듯 하다. 테스트는 기술적인 검증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철학과 태도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하다. 일종의 시대정신과 맞물려있다고 보는 게 맞겠다. 이제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고 있고, 안전에 대한 요구는 어느 시대보다 높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뤄지는 분야에서는 모두 삼성증권사태를 본보기로 보고서 무엇이 문제인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지 않을까?
안 : 철학과 태도? 의외의 해석이다.
배 : 처음엔 저 역시 테스트를 하나의 기술이자 프로세스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동차분야부터 국방, 에너지분야 등 많은 사람들의 안전과 연관될 수밖에 없는 영역들에서 테스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떠오르는 게 철학, 태도, 시대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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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현섭 대표는 테스트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회사의 슬로건의 변화로 설명을 덧붙였다. 슈어소프트가 초기에는 soft for test no1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현재는 안전이라는 데 있어서 테스트가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Safe World라는 슬로건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
테스트는 일어날 수 있는 오류를 사전에 예방하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무언가까지도 미리 테스트를 통해 찾아내는 작업이다.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예방하는 작업인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삶의 태도, 그리고 안전을 생각하는 그러한 철학정신이 없으면 테스팅은 그냥 기능에 한정되는 분야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로 인한 엄청난 재난은 치명적인 오류 등을 잡기 위한 테스팅분야의 전문화, 그리고 테스팅의 일상화를 끌어오는 사회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안 : 듣고보니 세월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난재해를 겪으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방을 위한 요구, 시대정신의 변화를 요구해왔다. 이번 삼성증권은 소프트웨어계의 재난, 재해 같다.
소프트웨어계의 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요구가 테스트산업의 역할을 늘리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테스팅의 일상화, 전문화를 이야기했는데, 정말로 가능할까?
배 : 그러한 흐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초기엔 우리가 함께 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그리고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테스팅을 할 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비용지출이 아닌 투자로 보는 그런 태도의 변화를 몸으로 느낀다.
삼성증권 사태가 체험적으로 느끼고 이를 도입한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앞당기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적어도 대규모 서비스를 하고 있고, 정확성을 요구하는 모든 분야가 테스팅, 검증을 위한 작업에 대한 비용지출을 늘리려 할 것이다.
예전같으면 테스팅을 하나의 변수정도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상수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을까? 그것도 비중이 꽤 큰 상수.
"4차산업은 제조업에 다양성을 입히는 과정.
하나의 제조라인에서 하나의 상품만 생산할 것이라면
4차산업은 필요없을 것"
안 : 테스팅 인터뷰를 위해 사전 공부를 했는데, 기존의 테스팅이 인간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양적,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한계에 봉착한 걸 느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테스팅의 자동화, 전문화는 시간 문제일 뿐이지 필수불가결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이런 부분이 4차산업과 연결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던데, 어떤가?
배 : 규모와 복잡도 때문에 테스팅의 자동화, 전문화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맞다. 더 이야길하자면, 4차산업은 제조업에 다양성을 입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하나의 제조라인에서 한 상품만 죽어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4차산업은 필요없을 것이다.
단일품종 대량생산은 4차산업과 관계가없는 개념이다. 4차산업은 다품종소량생산을 제조업에 입히는 과정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려면 시스템이 훨씬 더 유연해야할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훨씬 복잡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테스팅 해야 할 것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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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산업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아디다스 온라인스토어 홈페이지이다. 아디다스는 자신만의 신발을 주문할 수 있는 Customize 메뉴를 제공해 고객이 색깔부터 신발끈, 모양 등까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
대표적으로 아디다스 사례를 보면, 운동화가 똑같은 게 하나도 없다. 인터넷으로 소비자가 색깔부터, 재질, 소재, 신발사이즈 등까지 자동으로 선택해 구매요청을 할 수 있게 해뒀는데, 이런 요구를 사람이 앉아서 수작업으로 생산한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아디다스의 사례는 이런 것을 다 자동화했기 때문에 대단한 것이고, 동시에 모두 자동화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이 대량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4차산업의 복잡도는 테스팅의 전문화, 자동화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3차산업의 방법으로는 중국을 상대할 수 없을 것.
그렇기 때문에 4차산업방식이 필요하고,
이와 함께 테스팅 해야 할 것은
그만큼 대규모로 증가할 것"
안 : 테스팅분야관련 자료들을 보니깐 다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 부분을 현장에서도 그런 변화의 필요성이 느껴지나? 아니면, 어느 정도 바뀐 상태인가?
배 :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전보다는 확실히 테스팅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졌다. 우리나라 10년 전까지만해도 제 생각엔 만들기에 급급했다는 느낌이었다. 자동차를 만들든, 고속철을 만들든, 원자력을 만들든 만드는 데에만 급급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방법으론 중국을 당할 방법이 없다고 본다. 뭔가 차별화된 게 필요한데, 중국을 기존 3차산업 방식으로 당할 방법이 없다고 본다.
점점 소프트웨어의 유연성, 안정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고, 그런 이유 때문에 테스팅 전문화된 저희 회사가 점점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이전이라면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지만, 시대적 변화의 요구 때문인지 우리와 같은 테스팅 전문회사와 함께 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많은 기업, 기관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
안 : 테스팅에 대한 인재상을 한 번 상상해봤다. 테스팅분야는 어찌보면, 검증을 위해서 의뢰하는 기업 또는 기관의 기술분야의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는 게 있을 수밖에 없겠더라. 그렇기 때문에 테스팅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기술 윤리랄까요? 도덕성, 윤리성 이런 부분이 중요할 것 같다.
배 : 그 부분은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속된 말로 “남의 뒤통수를 치면 안된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조직을 믿고서 열어서 보여줬는데, 믿고서 그런 것을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의 전문성과 함께 윤리성,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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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어소프트테크는 미션-크리티컬(결함이 있으면 안되는 국방, 원자력, 철도, 금융, 항공분야 등)한 소프트웨어 테스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배현섭 대표는 미션 크리티컬 분야의 경우 특히 테스팅의 자동화, 전문화에 대한 필요성을 잘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슈어소프트테크와 지속적으로 일을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안 : 정부 등 정책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테스팅 분야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이 있으실 것 같다.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보나?
배 : 사실 (정부에 대해) 뭔가 이야기하기 쉽지않다. 뭘 이야기하면 또 다른 규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굳이 이야길 해야 한다면, 정부 정책 입안시 테스팅에 대한 관점을 좀 더 넓게 하는 것이 한국 소프트웨어산업, 테스팅산업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구체적으로는 테스팅을 인증과 규제로 보지않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일을 하다보니 인증과 규제라는 게 결국 사람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게 하는 것 같다.
이 때문에 테스팅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하고, 현장과 소통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해본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소프트웨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정말로 한정되어 있다. 한국 사회의 소프트웨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과 융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사례가 독일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소프트웨어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독일의 제조업과의 결합이다. 이런 것을 보고서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테스팅을 인증이나 규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 있어.
소프트웨어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과 융합 필요."
안 : 사소한 질문인데, 테스팅의 자동화부분이 정말로 잘 하는 게 있을 듯 하다. 예를 들어서 쉼표 하나 잘못한 걸 찾아내는 건 사람이 찾는 건 어려울 듯 한데, 이런 부분은 엄청 도움이 될 듯 한데 어떤가?
배 : 너무나 사소한 실수가 사람 눈에 잘 안띄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그 사소한 부분을 찾아내는 건 자동화가 훨씬 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창의적이거나 종합적 판단은 사람의 직관력이 여전히 더 뛰어난 듯 하다.
안 : 인터뷰의 막바지에 이른 듯 하다. 소프트웨어 테스팅을 잘 모르는 제 입장에서 자료를 찾다보니 테스팅이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도 느꼈고, 대화를 하다보니 더 더욱 테스팅산업이 한국 사회의 소프트웨어산업, 4차산업을 튼튼하게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특히, 국방이나 원자력, 자동차, 항공 등 미션-크리티컬한 부분 사람의 안전, 생명과 연관되는 부분에서 테스팅이 인정을 받는다는 게 인상깊었다.
배 : 잘 말씀하셨다. 직원들에게 이런 부분이 매우 동기부여가 된다. 예전엔 핸드폰도 테스팅해봤고, 디지털 TV도 테스팅을 해봤다. 거기서 에러를 몇 십개, 몇 백개 잡은 것이 특별한 동기부여까지는 이르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크리티컬한 영역에서 에러를 찾아내는 것은 “ 아 우리가 사회에 굉장히 기여했다”라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된다.
"삼성증권 사태, 직원 몇 명의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돼.
절차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안 : 마지막으로 다시 삼성증권 사건이다. 금융 부분 테스팅 전문가로서 마지막으로 정리해달라.
배 : 음... 일단 좀 과하게 이야길 하자면, 금융이 왜 그렇게 신경을 덜 쓰고 있는지 각 회사별로 알아서 하게끔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똑같은 크리티컬한 분야인 국방이나 원자력이라들지 하는 분야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적어도 개별회사에게 맡긴다든지 하는 것은 없는 듯 하다.
금융권에 지침은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그 지침이 시스템에 반영이 되어있지 않았고, 그러한 지침이 시스템에 반영이 됐는지 검증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게 삼성증권사태를 있게 만든게 아닐까?
안 : 만일, 소프트웨어 테스팅시스템과의 결합됐더라면 이러한 부분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보나?
배 : 당연히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법규, 지침과 검증시스템의 자동화, 그리고 실제로 테스팅을 거쳤다면 충분히 막고, 오류를 찾아낼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본다.
직원들 한 두 사람의 실수로 본다든지, 몇 몇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든지 이런 것은 그만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절차, 프로세스를 만들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